Tuesday, September 09, 2014

D -3



공연 전에는 담담 하다가 막상 무대에 올라서면 온 몸에 아드레날린이 휘몰아 치는것 처럼, 갑자기 시도때도 없이 오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D-3일. 이제 3일 남았다. 솔직히 주변 사람들에게 한국에 나간다고 알린지가 한달이 넘었는데도 실감이 나지 않았었다. 내가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조차 잊고 보낸 15년 미국 생활. 그런15년 세월이 무상할 정도로 눈 앞에 빠르게 다가왔다. 사람일 한치 앞도 모른다더니 이렇게 되어버렸다. 뭘 생각해야 할지도, 짐은 무엇 부터 준비를 해야할지 머리가 하얗다. 마음은 점점 들떠져 가고 몸은 점점 안전 부절이다. 손에 찌릇한 느낌이 온다. 아니, 온몸에 떨림이 느껴진다.

한국에 가면 어떤 기분일까. 옛날에 상상하던것 처럼 공항에 도착하면 눈물이 날까? 난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한국 인천 공항을 떠나던 날을. 한손에는 엄마가 억지로 쥐어준 바이올린을 들고, 할머니와 함께 비행기 안으로 걸어 들어갔던 그날.... 그날 이후 내가 얼마나 고향을 그리워 했는지, 그래서 나중에는 그토록 그리워 했다는것 조차 지우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미국생활 적응에 방해가 될 정도로 한국에서의 기억은 내게 소중했다. 그리고 아무리 스스로 달래도 놓아 주지 못해, 난 그 그리움을 결국 마음속에서 죽여야만 했다. 생각해 봤자, 그리워해 봤자 아프기만 한건 나였기 때문에. 처음 미국 왔을때는 그토록 변하지 않겠다, 잊지 않겠다 몸부림 쳐서 나 스스로를 괴롭히더니, 나중엔 아예 생각조차 하지도 않게 되었다. 누군가 내게 15년 동안 돌아가지 못할거라고 말해줬다면 달랐을까. 모르겠다. 이제 더이상 생각해도 아프지는 않으나 그 대신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슬픔이 남아 허전한 기분이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나. 어디에 기대야 할까.  

15년 만에 가는 한국은 과연 어떨까... 설마 내 눈에 보기에 이질감이 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살짝 든다. 오랜 외국 생활 후에 다시 만나는 한국은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내 스스로가 외국인 처럼 느껴지지 않았으면 한다. 어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가족들이 다들 살갑게 맞아 줄테니 적어도 그 안에서는 어색하진 않을것이다. 한국이란 곳은 과연 내 기억속 그 모습 그대로 있을까, 그래도 15년 만인데 너무나 변해버린건 아닐까. 그속에서 난 무엇을 느낄까... 왜인지 모르지만 조금 두려워 진다. 그래도 알고싶고, 또한 이제 알아야 할 시간이다. 아무리 남 탓을 하고 싶어도 결국엔 내가 스스로 선택하여 여기까지 왔기에. 난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어야 하고, 바라볼수 있어야 한다. 이번 여행이, 내 마음에 남아있는 외로운 아이에게 안식을 주었으면 한다.